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서울교육대학교,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김O솔입니다. 합격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합격 수기 한번 적어 봅니다.

저는 2월부터 연대 파이널 전까지 민시영 선생님 정규반을 꾸준히 들었습니다. 이전에 논술 학원을 여기저기 옮긴 탓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방법론을 충실히 가르쳐 주신 덕에 논술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 선생님들보다 독해를 꼼꼼하게 보여주신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제시문을 어떤식으로 읽어 나가는지 문단별로 내용을 판서해 주신 덕에 수업에 집중하기도 한결 쉬웠고, 까다로운 제시문이 나와도 차근차근 읽어 나갈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시험장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었고요.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 부분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반에 인원이 많지 않았던 탓인지 주말반 수업을 듣는 친구보다 수업하시는 선생님께서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더 신경을 많이 써 주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봐 주신 것도 감사하지만, 저는 자기소개서에 치중해 있던 제게 논술공부를 하라고 독촉해 주신 부분도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민시영 선생님은 연대 파이널 때 저를 버리고 분당으로 떠나셨고, 저는 박진규 선생님과 홍승민 선생님, 김현탁 선생님의 파이널 수업을 들었습니다. 논술학원을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것에 지쳐있었던 탓에 선생님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팀티칭 덕분인지 다행히 이질감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수업 방식이 약간 바뀌다 보니 기존에 제시문에 치중하고 논제를 제대로 읽지 못하던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정규반에서 제시문 독해를 연습했다면 파이널에서는 논제 분석을 연습한 후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름방학 때 소홀했던 것이 타격이 컸던 것인지, 다른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독해력이 낫다고 생각하던 저는 연대의 예상외의 평이한 제시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우선선발도 맞추지 못해서 연대논술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수능 이후, 평소 모의고사보다 원점수 기준으로 15점 가량이 떨어진 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고려대 논술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민시영 선생님과 박진규 선생님, 유희정 선생님, 민준호 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쉽다고 했던 고려대 논술을 준비하는 기간이 제게는 가장 힘든 기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7일인 교대 면접과 18일인 고대 논술을 동시에 준비해야 했기에, 저는 수능 직후의 황금같은 1주일을 길게는 12시간씩 학원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그래도 연세대 답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힘들더라도 빠지지 않고 학원에 나오면서 수업에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인문논술의 경우 연세대 때 마음껏 길게 쓰던 것에서 고려대의 까다로운 글자 수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수리논술의 경우 자신이 없어서 정규반 때도 잘 하지 않던 다시쓰기까지 해 가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에 들어가자 파이널 때 풀었던 것과 비슷한 유형이 나왔고, 제가 한 일은 구조에 제시문을 대입하고 예시 두세 개 정도를 생각해 내는 것 정도였습니다.

고려대 논술을 마치고 나서 다음날부터 서울대 면접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유희정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는데, 인원이 4명이어서 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시간도 많았고, 다른 친구들의 실력도 좋아서 답을 들으면서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선생님께서도 피드백을 꼼꼼히 해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면접 준비기간이 짧은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사회대 수업만큼 반론 재반론이 철저하지 않았지만 교대 면접을 준비하면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보기도 하고, 선생님의 추가질문에 대응하는 연습 등을 통해 답변 방향을 잡아 나갔습니다. 덕분에 서울대 면접 당시에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도 대응할 수 있었고, 추가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중에 선생님께서 시 한 편정도 외워 가라고 하셨는데, 서울대 면접에서 추가질문으로 현대시를 외워 보라고 해서 너무 반갑기도 했습니다.

수능 이후 대학별 고사를 마치고 나서,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고 왔음에도 다른 학생들의 수준을 몰라서 걱정하고 있던 차에 합격 소식이 나왔습니다. 연세대 일반선발을 제외하고 세 군데에 합격했고, 사범대학도 없는 연세대를 뒤로 한 채 저는 교사의 길을 향해 서울대 사범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저는 서울대로 떠납니다. 이런 것도 써보고 좋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