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논술멍청이였던 저를 합격까지 이끌어주신 박진규쌤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첨삭쌤들께 감사의 인사를 먼저...ㅎㅎ 처음 고려대학교 논술 준비를 시작했을 때는 사실 되게 난감했어요. 연세대학교 논술 준비를 훨씬 더 오래해서 첫 첨삭 때는 글의 요점은 잘 파악을 했는데 요약에 불과하다는 첨삭을 받고 멘붕에 빠졌었어요. 다음번에는 글은 창의적인데 제시문 주제랑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고... 둘을 합쳐서 쓰는 게 핵심이겠다고 생각은 들었다지만 글의 주장을 비판하고 반론을 한다는 거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은 촉박한데 갈 길은 머니 막막하고 겁도 엄청 먹었었던 게 사실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절박해서 그런지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시험이 수능이 끝난 뒤에 있기에 정리와 훈련을 위한 최고의 조건이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수능이 끝나고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일주일동안 학교에 있는 시간에는 짬짬이 수업 때 받은 문제들을 꼼꼼히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려고 노력했었어요. 박진규쌤 수업을 들었었는데 수업 중에 선생님께서 제시문에 대해 반론하고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법을 여러 가지 알려주셨거든요. (이런거 꼭 잘 메모해놓으세요! 혼자 연습할 때랑 시험장에서나 시험 도중에나 진짜 엄청 소중함을 느끼게 돼요.) 예를 들면 최소화로 영향을 제한하거나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하거나 정면적으로 이를 감수할 가치가 있음을 보이고 상대의 문제가 되려 이익이 될 수 있는 방법 등등. 수업 들으면서 선생님이 하시는 반론을 듣고 집이나 학교에서 혼자 지문을 보면서 제시문마다 스스로 반론해보고 그 반론에 다시 반론해보고 또 다시 반론해보고 그런 식으로 다시 글을 완벽하게 쓰지는 못하더라도 글을 쓸 수 있게 개요까지는 꼭 짜려고 했어요. 물론 리라이팅을 하고 하면 더 좋겠지만... 이렇게 매일 생각하는 연습을 하니까 시험장에서도 최소한 세가지 방법으로 각 지문마다 비판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은 촉박했지만 반론에 다시 재반론까지 되는 것들로 추려서 쓰니까 혹시 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줄어서 쓰는 거에는 술술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지문에 대해서 마땅한 대책이 안 서서 수업 때 쌤이 상대의 실이 내 근거의 득이 되는 방법을 대입해서 역으로 상대의 득이 내 근거의 실이 되는 경우를 찾았을 때에는 갑자기 쌤 생각도 나고 교실에서 혼자 찐따처럼 중얼거리던 게 보람되더라구요 (제시문에서는 관리를 너무 많이 뽑아 농사에 방해가 된다고 했는데 역으로 충분한 이해 없이 수만 줄이고 나면 자칫 농법을 개선하는 등에 정말 필요한 인재를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된다고 했어요) 또 쌤께서 늘 강조하셨던 확장된 지평! 제시문들이 너무 단순해서 확장된 지평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읽으면서 답답했는데 이때는 연세대학교 논술 준비한 게 도움이 정말 됐었어요. 연세대 준비하면서 지문 비교분석하고 더 깊은 차원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했었는데 서론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데에 도움이 크게 되더라고요. 시험장에서 문제점으로 제시된 두 제시문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문제였던 ‘더불어 사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과 연관 지으려고 하다 보니까 더불어 사는 삶이 실천되지 않는 이유를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 욕심으로 제시해서 이를 통제하고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서론에서 운을 띄우고 결론에서 다시 본성에 기댄 균형과 제한이 공존을 가능케 하며 공감이 더불어 사는 삶을 향한 정도(正道)이자 지름길이라고 요약하면서 마무리했어요.

수리논술은 민준호쌤 수업을 들었는데 수학기호를 많이 쓰고 계산은 다 생략을 해서 쓰는 습관이 그대로 드러나서 첨삭쌤께 이건 논술이지 수학문제가 아니라고 지적을 받았어요, 차근히 서술해주고 꼼꼼하게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수리논술은 기출문제도 뽑아서 풀어보고 선생님이 주시는 프린트에 있는 문제 정말 하나도 안 빼고 다! 풀어보고 들어갔어요. 수업시간에 한 거랑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하신 건 세 번씩 풀어봤고요. 워낙 수학 덕후라 문제 푸는 게 신이 나서인지는 몰라도 더 예쁜 풀이, 더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 찾아보고 다른 방법은 없나 생각도 해봤고 혹시 비슷하게 문제를 꼰다면 어떻게 될까도 생각해봤어요. (기껏 열심히 꼬아서 생각했더니 선생님이 주신 다른 프린트에 있어서 기운이 조금 빠지기는 했었지만...) 저는 시험 때 문제 1,2,3번 문제에서 너무 시간을 끌었는데 앞에 문제에서 조금 시간을 줄이고 4번 문제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