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후기는 논술과 구술을 웬만큼 하는 학생 보다는 서울대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하이퍼에서 수업을 받기 전 논술, 구술 실력이 매우 심각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어릴때부터 책을 매우 안읽고 다른사람과 의견을 나누면서 이야기하는것도 별로 안좋아하고 신문도 안봤기 때문인것 같습니다-_-;; 제 논술 실력이 어느 정도로 심각했냐 하면 학교에서 연대 유형의 논술 모의고사를 보는데 1번문제가 700자로 요약하는 것이었는데 400자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 일단 글을 써본적도 없고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지도 않으니 쓸거리조차 없는 것이었죠ㅠㅠ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를 준비하긴 해야겠는데 700자도 못쓰는 내가 처음부터 서울대반에 들어가서 2500자 글을 과연 쓸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 하이퍼에 다녔을때는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로, 다른 학생들보다 상당히 늦은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서울대반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서울대반 수업은 역시나 쉽지 않았습니다. 2500자 글은 처음이었던 터라 분량 늘리기에만 급급했고 서론만 700자를 쓰는 등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어이없는 글을 썼습니다-_-;; 첨삭 선생님께서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시겠던지 개요부터 제대로 짜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저는 첨삭받으면서 울지도 않았는데 실장님계서 막 첨삭받다 울고 그런 애들이 나중에 꼭 잘된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ㅋㅋ 아마 이정도 첨삭평을 들은 학생이라면 지금 안울더라도 집에가서 분명히 울거라고 생각하셨나봅니다 ㅋㅋ 저는 논술도 못쓰는데다가 후반부에 들어와서 논제가 고난이도였기 때문에 제가쓴글과 모범답안이 유사한 부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와서 모범답안을 여러번 읽어서 대략적인 흐름을 외우다시피 한 다음에 그 흐름에 맞춰서 제가 다시 써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근데 이렇게 모범답안을 따라 써보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 방법을 통해서 의식의 흐름대로만 글을 쓰다가 뭔가 논술에도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저는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수업을 6번 정도 하자 정규반 수업이 끝났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별다른 발전은 확연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수시 원서를 쓸 시기가 왔고, 서울대만 넣을지 연대까지 넣을지를 수백번 고민했습니다. 연대를 넣자니 연대 붙으면 서울대는 수시밖에 기회가 없는데 제 논술실력으로 봐서는 될거같지 않고, 서울대만 넣자니 수시논술과 수능을 끝까지 붙들고 가다가 둘다 제대로 하지 못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9월 모의고사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 연대 글로벌리더를 넣기로 결정하고, 연대를 붙으면 한달정도 여유가 있으니 그 안에 서울대 수시준비만 하자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단 연대 논술을 보기로 한 이상 수업 하나는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추석 연휴동안 연대 파이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참 놀랐던게 저는 연대유형 써보지도 않았는데 첨삭 첫날 첨삭 선생님께서 거의 지적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잘썼다고 하셨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학기 초에는 연대 1번문제도 분량을 채우지 못했었는데, 서울대 논술 준비하면서 저도 모르게 논술 실력이 향상되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연대는 이렇게 일주일간 하루에 3시간씩 강의를 듣고 글로벌리더 전형으로 합격했습니다. 아참 그리고 이번해에는 수능끝나고 논술 준비할 시간이 일주일밖에 없어서 10월달에 5번인가 특강을 했는데 두 번째 시간에 제 답안이 우수답안으로 뽑혔습니다 ㅠㅠ 이것을 통해서 또 저도 모르는 사이에 논술실력이 향상되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연대 합격 후 수능 전까지 약 한달 간의 시간 동안은 학원도 없고 저 혼자 공부해야 했습니다. 우선 논술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 하이퍼에서 나눠주었던 프린트를 복습하고, 제가 예전에 찬성 입장에서 썼었다면 반대입장에서 써보는 식으로 연습했습니다. 또 구술면접을 위해서는 신문 사설을 읽고, 각종 시사이슈나 쟁점들을 알아보고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입장을 정해서 주장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다시 서울대파이널 반이 시작됐는데 이때부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ㅠㅠ 학교도 나가야 하고, 구술면접 3시간에 논술수업 5시간 하려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논술은 그동안의 노력으로 처음처럼 심하게 못썼다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구술면접 같은경우에는 제가 워낙 말을 못해서 학원 가는 것이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추가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데 저는 문제에 답변하는것부터 버벅거리고 추가질문도 반은 모른다고 하고.. 그런데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면접 연습을 했던 것이 결국에는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전에서는 왠일인지 거의 더듬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하이퍼 구술면접에서 도움이 되었던 것은 학원에서 ‘대학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답변을 한적이 있었는데 실전에서 ‘대학교육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유사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때 학원에서 연습해 보지 않았다면 아주 막막했을 것입니다. ㅠㅠ 이문제는 필수문제였고 4문제중에 선택하는 문제중에 ‘국방부에서 군대에서 읽을수 있는 책의 종류를 제한한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 문제도 구술면접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추가로 질문하셨던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학원에 오기가 너무너무 싫을 정도로 못했는데, 이렇게 합격하게 되어 기쁘고 하이퍼 논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