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합격수기

김0우(00고)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논술 합격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20 입시에서 수시 논술 전형으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에 최초 합격한 김0우 학생입니다.

저는 예비 고3이였던 고2 겨울방학 12월에 처음으로 논술 전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프로세스 논술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처음 논술 답안지를 쓰던 때가 생생한데, 뭐 대충 내 주장만 쓰면 되는 거겠지~ 라는 저의 무지한 생각과 달리 논술 제시문과 발문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분명 눈 앞의 제시문은 한글임에도 독해가 되지 않았고 대체 원고지에 무슨 말을 써야하는 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원고지에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인 뒤 답안지를 제출하고 해제 강의를 들을 때는 제 답안이 너무나도 부끄러워 첨삭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습니다…ㅋㅋㅋ 지금 막 논술을 시작하려는 학생들도 모두 처음에는 저와 같은 기분을 느끼시겠지만 제 합격 수기를 읽으며 용기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흔히들 논술은 로또다, 선천적이다, 노력해서 되는 영역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논술도 다른 공부와 똑같이 노력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영역이니까요. 이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고3 수험생활 동안에 얻은 경험을 토대로 논술에 도움에 될 만한 몇 가지 팁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수업 복습은 반드시 해야합니다. 진부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논술 복습은 생각보다 더 꼼꼼하게 해야합니다. 프로세스 수업은 논제풀이 2시간 뒤 해제강의 2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면 영혼이 탈탈 털리고 기가 빨려서 아무것도 하기 싫겠지만 복습은 그 다음날에 라도 꼭 해야 학원 수업을 100% 활용할 수 있습니다. 논술 해제강의 때 아주 많은 양의 어려운 내용을 압축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수업을 한번 듣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계적인 복습을 통해 수업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우선 수업시간에 집중한 뒤 (복습할 생각으로 수업을 대충 들으면 복습할 때 너무 힘들어요) 수업이 끝난 당일에 정호중 선생님께서 나눠 주시는 ppt자료와 해제 정리 자료를 꼼꼼히 읽은 뒤 미리 한 부 더 챙겨 둔 논제 프린트에 정리된 내용을 다시 필기하면서 내가 작성한 답안을 솔직하게 자가 첨삭했습니다. 이정도만 해도 당일에는 너무 힘들어서 리라이팅 (내가 쓴 답안지를 다시 쓰는 것)은 일주일 동안 세차례에 거쳐 완성했습니다. 첫번째 리라이팅은 강사 예시답안을 필사하는 것인데 이때 문장표현, 연결어, 어휘, 개요 등을 익히는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번째로는 논제분석부터 다시 시작하여 나만의 모범답안을 쓴 뒤 마지막으로 컴퓨터에 타이핑하면서(타이핑으로 답안지 수정하는 게 더 수월해서) 최종 답안지를 완성시켰습니다. 이 최종 답안지는 다음 수업시간에 첨삭 선생님께 검사 받으며 선생님께 여러 조언을 구했습니다. (선생님께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 복습방법도 선생님들께 질문하면서 연구한 방법입니다.) 또한 프로세스는 매주 상대적 우수답안을 선정하는데 이때 다른 학생들이 쓴 우수답안을 한번씩 읽어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됩니다. 우수 답안에 선정되고 싶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효과도 있고요. ㅎㅎ

그리고 수능시험 전에 모의수능을 치르듯이 논술도 본 시험을 치기 전에 미리 예비 시험을 보는 걸 추천합니다. 여러 대학에서 모의 논술을 진행하고 있으니 특히 대학 측에서 채점해주는 경우에는 꼭 꼭 시험을 보세요!! 저는 우연찮게 본 중대 모의논술에서 얻은 좋은 성적 때문에 처음으로 용기를 얻게 되었고 이것이 논술에 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성적은 용기가 되고, 만약 그리 좋지 않은 성적이 나왔더라도 각 논제에 대한 교수님들의 평가와 세부 점수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하나, 저는 수능 전에 홍대 논술 시험을 치렀습니다. 수능을 한달 남기고 보는 시험이라 혹시 수능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오히려 수능 전이라는 점이 장점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수능이 끝난 뒤에 논술 공부에 올인 하는게 어렵더군요. 수능이라는 큰 시험이 끝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붕 떠서 집중이 안되고 수능부터 시험날까지 시간이 많이 없어 촉박할 거예요. 그러니 수능 끝나고 논술 공부 시작해야지 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참 공부 열심히 할 때 미리 공부하세요! 저는 홍대 시험 때문에 수능 공부를 며칠 포기하고 논술만 팠는데 이때 논술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홍대 논술고사를 통해 시험장 분위기와 시험 절차 및 유의사항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고 시간 압박 속에서 몰입하는 경험을 미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이후에 본 여러 타 대학 논술고사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논술고사를 치러본 학생과 미리 맛본 학생이 느끼는 익숙함의 정도는 다르겠죠? 저는 시험을 한 개씩 볼수록 긴장하지 않았고 결국 가장 마지막에 본 중대 논술고사에는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이든지 절대 지레짐작으로 미리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년 내내 저의 입시는 단 한순간도 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만약 제 예상대로 모든 일을 판단했다면 저는 이 수기를 쓰고 있지 못했을 겁니다. 만만하게 봤던 최저등급도 겨우겨우 여유없이 맞췄고, 건방지게 논술시험을 봤던 6개의 대학 중 당연히 4개는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국 중앙대학교 하나, 나머지 대학들은 예비번호도 없이 광속 탈락했습니다. 심지어 저의 합격조차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학교에서 한번도 공부로 주목받지 못했고, 내신도 4등급에 수능을 망쳐 최저만 겨우 맞춘, 평범하다 못해 존재감이 없었던 학생이 87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논술로 당당히 중앙대 미디어커뮤케이션학부에 합격할 것이라고는 제 자신 마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경쟁률에 겁먹어 물러서지 마세요. 주변의 염려에 설득당하지 마세요. 주위의 비웃음에 풀 죽지 않되, 자신의 실력에 취해 게을러지지 마세요.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묵묵히 할 일을 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꿈은 이루어져 있을거에요. 하찮았던 제가 해냈으니 여러분도 모두 해낼 수 있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