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O빈 (국O고)

서울대 경영학과 일반전형

연세대 경영학과 활동우수전형

고려대 경영학과 학업우수전형

# 서론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한 이O빈입니다. 고등학교 생활과 23 대입을 거치면서 겪은 제 경험들과 깨달은 중요한 여러 가지 팁들을 알려드리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문과이고, 제 생각이 모두에게 정답이 되진 않을 테니 스스로에게 필요한 점들만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수시와 정시

저는 특목고에서 내신과 생기부를 챙기면서 학종에 최대한 집중한 케이스이고, 3학년 1학기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정시 공부에 뛰어들어, 수시와 정시 모두 준비한 학생입니다. 다행히 수시로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정시로도 원하는 결과가 나와서, 수시만을 믿지 않고 정시까지 준비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시만 믿고 수능공부를 게을리했다가 최저를 못 맞추는 안타까운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정시만을 믿기엔 그날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하나에만 몰두해서 더 잘할 거라는 생각은 접고, 겸손하게 둘 다 준비하는 것이 가장 후회되지 않을 선택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적어도 제 학교에서만큼은 수시 상위권이 정시에서도 상위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시가 챙길 것도 많고 수능을 공부할 시간을 뺏는 것도 맞지만, 그래도 둘 다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내신 관리

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로도 활동도 아닌 교과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애초에 면접장에 발을 들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적만 관리해서 학종으로 잘 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위해 성적을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학종은 내신과 활동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유지 가능한 내신 목표치를 설정한 다음, 이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활동을 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 또한 학종을 3년동안 준비하면서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많이 버거웠습니다. 1학년 1학기는 지나치게 성적에만 집중해서 1.2 정도의 내신을 거두었지만 활동이 부족해보였고, 2학기 때는 활동에만 집중한 나머지 1.8로 하락했습니다. 그래서 2학년때부터는 1.6 ~ 1.7 정도의 허용 범위를 두고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활동을 점차 늘려나갔습니다. 학교 수준과 본인의 내신에 맞게 바운더리를 설정해서 원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조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내신 관리에서 중요한 점은 효율적인 공부인 것 같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목도 많아지고 생기부를 더더욱 신경쓰게 됩니다. 그래서 학교마다 그리고 과목마다 선호하는 내용과 문제 유형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1부터 100까지 같은 힘을 쏟아 공부해서 좋은 내신을 유지하기엔 수험생의 체력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범위를 다 보아야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지치지 않도록 조절해가며 에너지를 안배하는 게 내신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생기부 관리(세특, 수상, 교내 활동, 독서)

생기부는 대학에서 보는 학생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자신의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학생마다 차이가 크지만, 중요한 건 학년이 점차 올라갈수록 활동이 연장되어가면서 더 심화된, 그리고 다른 학문과 연계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1학년 때부터 경영이 진로분야였는데, 1학년 때는 기업의 경영을 구성하는 마케팅, 인사조직, 회계 등등 여러 분야를 탐구해 포괄적으로 학업적 관심을 보였고, 2학년 때는 경영 전략에 집중해 윤리 경영과 데이터 경영을 키워드로 잡아 1학년 활동을 더 심화 탐구한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1학년 기업의 데이터 경영 사례 조사 활동의 연장선으로 빅데이터 중심의 데이터 경영전략을 탐구했고, 여기서 빅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베이즈 규칙을 비롯한 몇가지 수학적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3학년 때는 확통 과목에서 이 활동을 확장시켜 원리를 여러 방식으로 응용함으로써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직접 구현하고 기업의 경영을 간접 체험하는 탐구활동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활동을 점차 확장시켜,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하는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단순한 활동 하나도 끝내고 말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집요하게 끌고 늘어진다면 이 학생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확장시켜나가고 평소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친구인지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소재나 활동을 계획하지 못하겠다면 수시 컨설팅으로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몇번 하다 보면 스스로 활동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팁으로는, 내가 원하는 핵심 단어와 문장을 구성해서 세특용 활동요약을 대놓고 명시하는 것입니다. 사실 위의 첫 번째 팁인 내용 심화 및 타 학문 연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내 의도대로 세특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세특 수정을 꺼려하시는 선생님을 만난다거나, 수정을 원해서 찾아갔지만 여전히 전달이 잘못된 경우도 많고, 저 또한 그런 경험이 많아 이후부터는 탐구활동, 보고서, 결과물 등을 제출할 때 2,3 줄 정도의 활동요약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니 선생님들께서 잘못 이해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단어, 문장이 무엇인지 정확한 전달이 가능해집니다.

그 외에, 수상은 자신의 진로와 연계된 대회가 우선이지만, 강조하고 싶은 학업 역량과 관련된 대회도 좋습니다. 저는 수학, 과학 성적이 다른 과목들보다 가장 좋았기 때문에 이과적 성향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수학/과학 관련 대회 수상 실적을 다수 제출했습니다.

독서의 경우, 곧 생기부에 반영되지 않게 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독서 자체가 생기부에 없어서는 안 됩니다. 독서활동상황은 대입에 미반영 되더라도 세특이나 기타 활동에서 탐구와 연계해서 반드시 들어가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발췌독으로 탐구에 활용하거나, 혹은 독서가 계기가 되어 탐구를 진행하거나, 탐구 결과 책을 비평하고 성찰하는 모습 등을 세특에 녹여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 자소서 작성

3학년 1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에 자소서를 작성하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지만, 저는 정시 공부를 위해서, 그리고 어차피 계속 고민하고 수정할 것 같아 제출 전 10일 정도만 자소서에 온전히 투자했습니다.

사실 저는 자소서 덕분에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적 측면에서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서류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24학년도부터는 자소서가 폐지된다고 들었는데, 꼭 줄글 형식이 아니더라도 진로나 학업역량을 보일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은 면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면접 준비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한 시기는 3학년 1학기를 끝낸 여름방학이었고, 그때 프로세스 논술 학원에서 서울대학교 구술 면접 사회과학 수업을 김정윤 선생님과 정호중 선생님께, 수학 수업을 민준호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대입을 준비하면서 면접 준비가 가장 어려웠고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평소 말주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라서 면접을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년 동안 열심히 해서 면접장까지 갔는데 말 못해서 떨어질까봐 면접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정말 두려웠고 여러 번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면접에 자신이 없었는데도 결국 저에게 좋은 결과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많은 노력과 행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멘탈과 논리성과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입 면접은 누구에게든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그때만 정신차리고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가는 크게 당황할 수 있습니다. 면접은 누구에게나 떨리고 긴장되고 실수할 수 있는 그런 자리이고, 그래서 멘탈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멘탈은 면접을 앞두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다져놔야 합니다. 사실, 제가 프로세스에서 사회과학 수업을 처음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준비시간 15분을 질문과 제시문 읽는 데에만 썼고, 무엇을 묻는 건지 답변지에 한두글자 써내려갈 때 시간이 종료되어 정말 당황했습니다. 옆에서 완벽하고 논리정연하게 답변을 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대단해보였고 스스로가 비참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제대로 답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답변은 틀린 게 아닐까 망설이게 되고 주눅이 들게 됩니다.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면접을 준비해서 이미 감을 잡은 친구들도 있고, 그냥 소재가 익숙해서 쉽게 답변한 운 좋은 경우도 있고, 사실은 나처럼 떨려서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는데 논리적으로 보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첫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는 친구들의 답변을 다시 떠올리면서 내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장단점을 명확히 짚고, 문제점은 앞으로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면 됩니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면접 평가 기준으로 점검을 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고치기 위해서 무엇을 의식할지 판단하고, 스스로 녹음이나 영상녹화로 고쳤는지 계속 확인하며 연습하면 충분히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피드백을 다음에 확실히 고치면 되고, 친구들의 답변과 그들이 받는 피드백도 큰 도움이 되니까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보면, 저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 하고 많이 배울 수 있고, 면접관의 입장에서 분석도 해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저는 논리적인 답변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서울대가 가장 논리적 사고가 중요했는데, 연세대, 고려대는 답변시간이 짧아 질문도 거의 없지만, 서울대는 꼬리질문이 많습니다. 제시문 답변을 할 때 교수님들께서 메모를 적으시는데, 저는 3개를 받았습니다. 답변할 땐 생각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중요한 건 당황해도 논리가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면 잠시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히려 생각하면서 천천히 답변하는 모습이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꼬리질문의 핵심은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답하느냐입니다. 절대로 내가 말했던 내용만을 재진술하거나 질문의 의도에 벗어난 이야기를 하면 안 됩니다.

또 두 번째로 교수님께서 하시는 질문 자체를 부정하면 안 됩니다. 제가 받은 질문 중 하나는 ‘물가가 상승하면 필수재와 사치재를 소비하는 부유층에 비해 필수재만을 간간이 소비하는 빈곤층에게 큰 타격이 있다고 했는데, 사치재의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는 가정을 하고 주장을 펼친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였습니다. 솔직히 그런 가정을 한 것은 아니었고, 그저 필수재 소비가 어려워지는 빈곤층과 그렇지 않은 부유층의 삶의 질을 비교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그런 가정을 했다고 판단하셨다면, 질문을 부정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 가정을 해서 주장한 것임을 인정하고, 하지만 지금 생각을 해보니 그 가정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치재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높다는 경제학적 특성을 근거로, 부유층은 비싸진 사치재를 포기하고 더 낮은 가격의 다른 사치재를 선택할 경향이 높기에, 사치재보다는 필수재를 중심으로 두 계층의 삶의 질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경제학적 지식을 활용해서 추가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한 것이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에서 운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 보인 순간적인 눈빛이나 이미지가 앞의 교수님께 우연히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고, 제시문에 내가 잘 아는 소재나, 준비해온 이야기 관련 내용이 들어있다면 더 수월하게 답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운이 좋든 나쁘든 그냥 최선을 다해서 포기하지 않고 답변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시문 답변이든, 꼬리 질문이든, 수학문제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논리적이고 깊이 있는 나의 답변을 한다면 충분히 면접을 성공한 것입니다.

고등학교 학생 분들의 학교생활과 대입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