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O섭 (서O여고)

건국대 문화컨텐츠학과 논술전형

저는 1학년과 2학년 때 공부에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종합이나 교과 전형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논술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름 방학 한 달 전인 5월에 프로세스 학원을 등록하고 가장 먼저 진승모 선생님의 기초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고, 요약, 비교, 논평 등 논술 문제의 유형별로 답안을 쓰는 방법과 제시문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논술을 시작했을 때 제일 어려웠던 점은 개요 작성하기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서술 구조로 글을 써야 하는가, 제시문에서 어떤 부분을 서술의 근거로 삼아야 하는가가 머릿속에는 그려지는데도 정작 개요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 몇 주 동안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자연스럽게 미완성 답안을 제출하는 날이 잦아졌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생님께서 나눠 주시는 우수·예시 답안과 개요를 필사하며 전체적인 틀 잡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진승모 선생님께서는 PPT와 프린트 자료를 중점적으로 활용하셔서 수업 내용을 한눈에 보기 편했고, 첨삭해 주실 때도 제 글에서 보이는 문제점을 부드럽게 말씀해 주시는 편이었기에 수업을 즐겁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답안은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이항 대립적 개념어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께서 강의 중 가장 많이 하셨던 말씀이며 또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조언입니다.

6월 모의고사 이후 여름 방학 특강 때는 민시영 선생님의 명문대 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민시영 선생님께서는 판서를 주로 이용하시기 때문에 직접 선생님의 필기를 옮겨 적으며 제시문의 중요한 포인트를 읽어내는 생각의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했습니다. 또한 학교별 문제 스타일을 잘 짚어주셨기에 어떤 학교의 문제가 저와 상성이 맞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때 실제 기출 문제를 풀어보면서 5월에 익혀두었던 유형별 서술 방식이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답안 첨삭을 받을 때도 글을 쓰는 방식이 매끄럽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으며, 실제로 우수 답안에도 제 이름이 여러 번 올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러한 제 경험을 통해, 무작정 기출 문제에 머리를 박고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논술의 기본을 익히는 것이 백 번 더 중요하다고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건국대 파이널 수업은 유희정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는데, 유희정 선생님께서는 건국대의 특징인 문학 제시문 논평 문제 풀이법(인물, 대사, 태도, 상황 정리가 중요하다는 것 등등)을 자세히 알려주셨고, 쉬는 시간에도 강의실을 지키며 학생들의 질문을 적극적으로 받아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때 선생님께 헷갈렸던 원고지 작성법을 질문하고, 분량 배분 등의 문제를 상의하며 여느 때보다도 알찬 4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파이널 수업 때는 인물 간의 관계와 인물과 자연물 간의 관계를 따로 서술하는 문학 논평 문제를 꼼꼼히 해제 풀이 해주셨는데, 실제로 다음 날 시험장에서 인물 간의 관계 비교를 요구하는 기출과 유사한 문제가 출제되어 전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답안을 작성하여 더 완성도 높은 답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출 문제가 정말 중요합니다….)

다른 합격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논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답안 작성과 해제 풀이로 4시간, 개인적으로 개요와 예시 답안 필사를 하는 데 1시간 정도. 일주일에 총 5시간 정도가 전부였으며 이외에는 수능 공부를 하는 데 투자했습니다. 모든 시간을 논술에 쏟아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논술은 수능 최저를 맞춰야 출발선에 설 수 있는 전형입니다. 또한 수시를 망치게 되면 정시로 방향을 틀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능 공부는 절대로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내신 점수는 더 이상의 감점을 막기 위해 수능 공부와 병행했고요. 여러분이 저와 똑같이 공부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논술에 모든 가능성을 거는 일만큼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내신이 정말 입에 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낮았으나… 그래도 당당히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분이 계신다면, 본인 내신이 낮더라도 기죽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파이팅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