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논술을 잘 쓰지 못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 쓰는 편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문장 전달력도 매우 떨어졌고 심지어 맞춤법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글을 썼었습니다. 분명 고등학생이 쓴 글인데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면 초등학생 일기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첨삭을 받을 때 첨삭 선생님들께서 수많은 단점들을 지적해주실 때 부끄러워서 ‘그만 때려치워야지’ 하고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계속 실력 없는 자신이 부끄럽고 민망함을 느끼다 보니 수업에 집중도 못하게 되고 내용을 처음에 이해하지 못해,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처음에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논술을 처음에 너무 쉽게 보았습니다. 급히 고3여름 때 선생님 수업을 들었고 얼떨결에 서울대 수시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뒤 돌아 보니 논술에 성의도 없었고 선생님의 수업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하여 재수를 하게 되었지만 재수를 하면서도 여름방학에 선생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박진규 선생님 수업을 꾸준히 들은 뒤에는 조금씩 감을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감을 잡기 시작하고 나서 실력이 갑자기 한 단계씩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논제를 단어 하나하나 분석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써 나아가야 할지 감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열심히 수업시간에 말씀 하신 ‘일반화, 추상화, 귀결, 전제 비판, 세분화, 논의의 지평을 넓히기, 논증’ 등등의 용어들도 조금씩 이해 할 수 있었고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논술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선생님께서 수업하실 때마다 속으로 매번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저런 사고를 하지?’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제가 생각지도 못한 논점을 다양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시는 수업 방식이 매우 좋았습니다. 게다가 논술을 써나갈 때 제가 능숙하게 쓸 수 있는 몇가지 방법들도 터득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반대되는 개념어들-객관, 주관, 개인, 사회, 현실, 이상 등-을 사용하여 세분화 시켜 생각하는 방법, 딜레마를 극복하는 방법을 이용한 비판 기술 등 사고의 힘뿐만 아니라 논술을 쓰는 기술들도 수업시간에 터득할 수 있었다는 것도 매우 좋았습니다. 또한 논술을 쓸 때 선생님께서 첨삭을 받고 나서 다시 쓰는 습관을 들이라는 조언도 해주셔서 정시 파이널 수업 때는 매일 다시 쓰는 방법으로 실력을 다시 한번 끌어 올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논술을 배우는 것이 어려웠습니다만 노력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시 문을 읽고 나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방법들, 논증을 구성하는 수많은 방법들을 조금씩 깨쳐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박진규 선생님의 수업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논술에 재능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학생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정독하지 않고 빨리 읽는 속독을 했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생각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그런 점이 매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논술에 소질이 별로 없었던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박진규 선생님께서는 자주 저를 불러서 ‘이런 점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 라는 식으로 상담도 친절히 해주셨습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오가는 학원인데도 개별적으로 신경을 써주시는 것을 보고 내심 놀라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도 의심할 바 없이 최고지만, 그러한 점에서도 계속 선생님께 배워야겠다는 것을 느껴 재수를 할 때에도 선생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논술의 논자도 모르던 제가 이렇게 얼떨결에 나마 합격 할 수 있었던 것은 박진규 선생님의 도움이 아주 컸다고 생각합니다.